롯데케미칼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보수적인 화학 대기업”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지금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새로운 시대의 중심으로 이동 중입니다. 단순히 실적 회복을 기대하는 수준이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한복판에서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인 것입니다.

1. 롯데케미칼의 정체성과 현재 위치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국내외 10여 개의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에틸렌, 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의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코모디티화(commoditization)’가 가장 심한 시장으로, 제품 차별성이 약해 가격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2023년 실적을 보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의 수요 부진이 맞물려 영업이익이 2,000억 원대로 급감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1분기부터는 제품 가격 상승과 가동률 회복으로 이익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PX(파라자일렌), MEG(에틸렌글리콜) 등 일부 제품군은 수급 개선 효과를 보이며 마진이 회복되는 흐름입니다.

2. 주가와 밸류에이션 – 저평가의 함정 또는 기회?
현재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PBR 기준 약 0.4배로, 명백한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보통 PBR이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자산가치’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곧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인 대신, 업사이드는 열려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PER은 약 9~10배 수준으로, 시장 평균과 유사하지만 화학업황의 턴어라운드와 수소사업의 본격화가 이루어진다면 멀티플 재평가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입니다.

3. 수소경제와 롯데케미칼의 미래
롯데케미칼이 강조하는 미래 성장 축은 단연 수소(Hydrogen) 입니다. 이 기업은 2030년까지 6조 원을 수소 생산, 유통, 저장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미 울산과 여수에 블루수소(천연가스를 개질해 이산화탄소를 분리저장하는 방식) 기반 생산기지를 설립 중입니다.
- 블루수소: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하되,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방식의 수소 생산 방법. 친환경 수소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 PBR (Price to Book Ratio): 주가순자산비율로,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시장에서의 주가 수준을 나타냅니다. 1배 이하는 저평가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 PER (Price to 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로, 현재 주가가 연간 이익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 높을수록 미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 에틸렌(Ethylene):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로,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주성분입니다. 가격 변동이 산업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롯데케미칼은 이 외에도 수소저장용 고압탱크, 수소차용 연료공급 시스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저장 방식 등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소 밸류체인을 하나씩 확보해가고 있습니다.

4. 투자자 입장에서 주의할 점
▶ 글로벌 업황 민감도
화학제품은 글로벌 수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나 유가 흐름에 따라 실적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 수소사업의 수익 전환 시점
수소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들며, 아직까지는 ‘이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되지 않았습니다.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 배당 정책은 안정적
최근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당 4,000원의 배당을 유지하면서 안정적 주주환원 정책을 보였습니다. 장기 보유 관점에서 안정성과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대목입니다.

5. 롯데케미칼은 리스크보다 ‘전환’에 주목해야 할 때
현재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명확한 변화의 흐름이 존재합니다. 단기적인 실적 변동성을 넘어, 수소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재도약을 준비하는 기업이란 점에서 장기투자자에게는 분명히 매력적인 기회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진짜 기회는, 시장이 아직 그 가치를 모를 때 온다.”
수소로 산업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이 시점에서, 롯데케미칼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